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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학회와 조선어학회 사건(파독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연합회 회장)

김춘동 | 조회 705

 

한글학회와 조선어학회 사건

 

김춘동(파독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연합회 회장)

 

올해 109일은 576돌을 맞는 한글날이다. 한글날은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다. 우리는 109일을 한글날로 정하여 태극기를 게양하며,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1926114일 조선어연구회(한글학회 전신)가 주축이 되어 매년 음력 929일을 가갸날로 정해 행사를 거행했고, 1928년 명칭을 한글날로 바꾸었다.

뜻 깊은 한글날을 맞아 일제 침탈기에 당했던 한글 수난의 역사를 조선어학회 사건과 오늘날 한글학회로의 명칭 변천사와 연관해 살펴보고자 한다.

 

한글학회는 한글 한국어를 연구하는 민간학술단체이다1908국어연구학회라는 이름으로 창립되었다여러 차례 학회 명칭이 변경되었으나 1949년에 이르러 한글학회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이다. 1907년에 설치되었던 '국문연구소'를 계승하며 우리말과 글의 연구.통일.발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한글학회는 1926 114 한글날(가갸날)을 제정하였다. 1933 한글맞춤법통일안을 제정하고, 한글 보급에 앞장 섰던 단체다. 광복 후 학회는 한글전용을 주장해 국한문혼용을 한글전용으로 쓰는 것을 장려했다.

 

한글학회의 변천사

우리말과 글의 연구.통일.발전을 목적으로, 1908831 주시경 선생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서울 봉원사(새절)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국어연구학회를 창립하였다. 그러나 1910년 한일합병이 이루어지며 국어라는 말이 일본어를 뜻하게 되면서 191193배달말글몯음’(조선언문회)으로 이름을 변경하였다. 1913323일에 다시 한글모로 바꾸고, 1921123조선어연구회’, 1931110조선어학회로 이름을 고쳐 활동했다. 1942년 일제에 의해 자행된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큰 시련을 맞게 되었다.

 

한글학회의 기원은 “1921123, 조선어연구회로 알고 각종 기념행사를 진행해왔었다. 그런데 1976년 주시경 선생의 자필 이력서의 기록내용, 198112월에 한글학회에서 주최한 학회 창립 기념 도서 전시회를 통하여 입수하게 된 한글모죽모기의 필사본의 내용, 1908827일자 대한매일신보황성신문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본 결과 학회의 창립일은 1908831일에 서울 봉원사에서 설립된 국어연구학회라고 결론 내리게 되었다.

따라서 한글학회의 발상을 “1908831, 국어연구학회(國語硏究學會)” 로 바로 잡게 된 것이다. 광복 후 활동을 재개한 조선어학회는 초.중등 교과서 편찬(1945), 훈민정음 원본 영인 (1946), 세종 중등 국어교사 양성소 설치(1948) 등을 했고 또한 1949925한글학회로 이름을 바꾸게 된 배경이 되었다.

 

조선어학회 사건

조선어학회 사건은 일제가 1942년에 한글을 연구하는 민간단체인 조선어학회의 회원 및 관련인물들을 강제로 연행하여 재판에 회부한 사건이다. 조선어학회는 장지영김윤경이윤재이극로최현배이병기 등을 회원으로 하여 연구발표회와 강연회를 개최하면서 한글의 우수성과 소중함을 홍보하였다.

일제는 한글 말살을 꾀해 각급 학교와 공식 모임에서 한글 사용을 금지하는 한편, ‘조선어 큰사전편찬 작업을 하고 있던 조선어학회를 해체시키기 위하여 194210 함흥 영생여자고등보통학교 학생 사건을 조작하여 조선어학회 회원과 그 사업에 협조한 사람들을 체포하였다.

조선어학회 수난의 발단은 함흥 영생여자고등보통학교 학생들이 기차 안에서 우리말로 대화하는 것을 경찰이 알고서 부터다. 일제는 여학생들에게 민족주의 의식을 교육한 교사 정태진을 체포했다. 그가 관여한 조선어학회를 독립운동으로 몰아 33명의 조선어학회 회원을 체포하고 조선어학회를 해산시켰다.

 

조선어학회사건(朝鮮語學會事件) 일제강점기 말기인 1942 일본 조선어학회를 항일독립운동단체로 판단, 관련 인사들을 집단 체포 및 투옥한 사건이다. '한글학회 사건', '한글학자 집단 체포사건' 이라고도 불리며, 조선어학회가 광복 후 이름을 바꾼 한글학회는 '조선어학회 수난'으로 지칭한다.

이 사건으로 국어사전 편찬 사업은 중단되었고, 원고가 실종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은 뒤 남한에서는 1957 한글학회에 의해 우리말 큰사전의 편찬 사업이 완료되었고 북한은 김두봉 등의 주도로 조선말사전이 편찬됐다.


한글학회와 조선어학회

한글학회가 조선어학회와 다른 단체인 줄 아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한글학회는 옛 조선어학회가 광복 이후 이름만 바뀐 것일 뿐 그 당시 그 단체의 명맥을 온전히 유지하고 있다.

1988년 문교부에서 고시한 한글 맞춤법은 조선어학회의 한글맞춤법통일안을 토대로 일부 고쳐서 고시한 것이다. 한글학회에서 펴낸 "한글학회 100년사"에 따르면 학회의 시작은 주시경 선생과 여러 사람이 모여 만든 "국어연구학회"를 그 시작으로 본다. 따라서 학회의 시작은 1908831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실제로 한글학회는 매해 831일에 창립 기념 잔치를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