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노랫말, 훈민정음창제원리(서북권통일문화광장추진단대표)
오치용 | 조회 465
큰 노랫말, 훈민정음창제원리
- 난빛도시에서 훈민정음의 노래를 부르며 -
오치용
[고문, 서북권통일문화광장추진단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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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말 – <훈민정음기념사업회>와의 만남
2021년 한해가 다 저물어가던 12월30일, 훈민정음기념사업회를 방문하게 된 일이 오늘 이같은 기고문의 시작을 이루게 된 것에 먼저 감사드린다. 정성구박사님의 소개로 노영아교수님과 함께 사무실 입구에 들어섰을 때 환영의 뜻으로 방문자들의 이름이 박재성이사장님의 큰글자 친필휘호로 나타나 있어 깜짝 놀랐다. 그날 뜻하지 않게 고문으로 위촉된 후 내게는 훈민정음에 대한 새로운 지식과 각성이 진행되었다. 집에 돌아온 후 인터넷으로 박재성이사장님 저서 몇 권을 주문해서 읽어 보며 훈민정음의 뿌리, 중국 한자(漢字)와 한자(韓字)의 역사적 고찰 등에 대해 새로운 지식을 얻기도 했다. 노래를 통해서 훈민정음을 알리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곡이 하나 떠 올라와서 이사장님께 가사를 부탁드렸다. 2022년1월7일에 이사장님께서 <훈민정음창제원리> 라는 제목의 28연으로 된 가사를 보내 주셨다. 가사를 읽어 보니 훈민정음28자의 깊은 뜻을 명확히 자상하게 설명해 주셨다. 그 결과 지난 5월17일 월드컵공원(난지도)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앞 공원에서 <2022 난빛축제> 개최시 퓨전국악팀 연주로 <훈민정음창제원리>가 소개되었다. 금번에 <108인의 훈민정음 글모음> 원고 요청을 받으면서 사실 매우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이사장님의 재촉과 격려 속에 <훈민정음창제원리>에 주신 가사를 소개하며 몇 마디 글을 남기려 용기를 내었다. 훈민정음에 대해서 너무도 미천한 지식을 가진 때문에 박재성이사장님이 주신 가사의 내용을 내 나름대로 이해하는 수준으로 아래와 같이 해석을 해 보았다.
첫 번째 - 첨단적 원리의 노래: 만물의 형체에 소리가 통한다(양자얽힘)
천지의 변화는 본래 하나의 기운이니 음양 오행으로 서로 시작하고 끝내며
음양의 둘 사이 만물에 형체와 소리 있어 원래 근본 둘이 아니므로 이치로 통한다.
훈민정음 만듦에 그 모양 중요시 하고 말소리가 거세질 때 획을 더해 갔으니
어금니 혀 입술 이 목구멍에서 나오는 말소리 이것이 초성글자 열일곱 자로다.
[훈민정음창제원리 1절]
1절의 가사는 훈민정음이 첨단적 원리의 문자임을 증거한다. ‘디지털(Digital)미디어시티’를 거닐면서 ‘디지털’의 유래를 생각하던 중 독일의 철학자이자 수학자 라이프니츠(1646-1716, Gottfried Leibniz)가 모든 디지털의 기반이 되는 0과 1의 이진법 수 체계를 창안하고 다듬은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중국에 와 있던 선교사를 통해 동양의 음양이론과 이진법과 통하는 ‘8괘(Trigram)’도형을 전달받아 이진수 창안에 도움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읽었다. 0과 1, 음과 양은 창조의 첫째 날, 빛과 어두움의 분리와 조화에 연결되어 우주의 첨단성을 갖는다. ‘모양’과 ‘말소리’의 관계가 마치 양자얽힘같이 서로 연동하면서 훈민정음을 통해서 표현됨으로써 ‘만물의 형체에 소리가 통한다’는 창조의 원리와도 통하게 되었다(참조:시편19편4절 “그의 소리가 온 땅에 통하고”). 훈민정음의 소리표기로 인해, 훈민정음을 알게 된 모든 이에게는, 말소리는 만물 어디나 통하며 모든 형체들과 그 본질 속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두 번째 - 평이한 원리의 노래: 만물의 소리를 형체로 밝힌다(동양이체 同樣異體)
기(ㄱ) 키(ㅋ) 이(ㆁ) 어금닛 소리 혀뿌리가 목구멍 막고 디(ㄷ)티(ㅌ)니(ㄴ) 혓소리는 혀가 윗 잇몸에 붙고
비(ㅂ) 피(ㅍ) 미(ㅁ) 입술소리 입모양 그대로 취하였고 지(ㅈ) 치(ㅊ) 시(ㅅ) 잇소리는 이의 모양을 취했으며
이(ㆆ) 히(ㅎ) 이(ㅇ) 목구멍 소리 목구멍 모양이니 이 다섯가지 뜻 알면 말소리 환해지고 또한 반혓소리
<리(ㄹ)>와 반잇소리 <이(ㅿ)>글자 비록 모양 취함은 같으나 몸체는 서로 다르다.
[훈민정음창제원리 2절]
2절의 가사는 소리가 형체가 되는 원리이다. 훈민정음을 이해할수록 신기한 부분은 어떻게 소리를 형체로 표현하였을까, 였다. 어떻게 그런 착안을 했을까, 신기하기도 하다. 박재성이사장님의 표현대로 “전 세계에 존재하는 70여개의 문자 중에서 유일하게 창제자, 창제연도, 창제원리를 알 수 있는 독창성과 창작성”을 가진 훈민정음이 유네스코에 인류문화유산으로 등재되고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로 인정받는 이유일 것이다. 훈민정음은 같은 모양으로 보이는 소리형체 그 안에서 세밀하게 차이를 나누어 표현할 수 있는 문자인 점도 놀랍다. 성경에서 창조자가 창조시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으로(창1:26) 지으신 그 모습은 다 같으나(同樣) 동서양에서 사람들의 인격, 인체가 서로 다양하게 다르듯이(異體), 훈민정음은 같아 보이는 그러나 다른 소리들을 형체화 함으로써 밝게 그 다름을 이해하게 만드는데 뛰어나다. 훈민정음 때문에 언어적으로 “말소리가 환해지고” 그러면서도 “말의 몸체가 서로 다른” 문화의 옷을 입게 함으로써 우리 민족이 밝히 세상 속에 이른바 오늘의 한류, K-Culture를 빛낼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큰 자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만물의 형체에 소리로 통하면서 그 모든 소리를 이해하기 쉬운 형체로 표현하는 훈민정음의 민족이 되었다는 것은 큰 긍지이다. 그 이유는 우리가 이른바 ‘말씀이 육신이 되는’ 성육신화의 모든 문화소통(Cross-Cultural)에 있어서 뛰어난 민족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 아우르는 원리의 노래: 사랑의 큰 노래로 삼재를 통일한다(하나됨 아우름)
아(ㆍ)는 하늘을 비유 가장 깊은 그 소리이며 으(ㅡ)는 땅이 평평하듯 깊지도 얕지도 않고
서 있는 사람 모양 <이(ㅣ)>자의 그 소리는 얕으니 하늘과 땅과 사람의 도가 갖춰진 삼재이고
오(ㅗ)는 하늘 둥긂과 평평함 합친 것 본 떠 아(ㅏ)는 처음 생겼다는 뜻이며 원점이 하나이며
요(ㅛ)와 야(ㅑ)는 사람을 겸하여 다시 나오니 두 개의 둥근 점들 모양이 그 뜻을 나타내네.
[훈민정음창제원리 3절]
3절은 크게 아우르는 원리를 노래하고 있다. 훈민정음창제원리의 노래를 부르는 큰 이유의 하나는 그 놀라운 스케일이다. 훈민정음의 스케일이 비할 수 없이 크다는 것은 글자 숫자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글자를 가진 나라들의 문자체계 보다 더 크게 더 넓게 더 높고 더 깊게 하늘, 땅, 사람의 삼재(三才)를 담아서 표현해 내기 때문이다. 성경에 기록된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의 창조 순서를 따라 훈민정음의 창제원리를 이해해 나가면 훈민정음이 마치 태초의 언어와 문자였던 것 같은 생각도 들게 한다. 히브리어와 훈민정음을 서로 통용하여도 손색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훈민정음은 무엇보다도 모든 것을 함께 하나로 ‘아우르는’ 문자원리를 갖는 점이다. 아우른다, 는 뜻은 하나의 원점에서 사람과 함께 두 개의 둥근 점들 모양이 나타나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삼위일체의 모습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화합의 원리, 통일의 원리, 하나됨의 원리가 있어서 서로 다른 표현을 다 통일하고 하나되게 하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이 원리는 사랑이다’, 라고 외치게 만든다. 마치 성경에서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요한1서4:8), 고 함축적 표현을 하는 것과 같다. 진정 크게 모두를 아우르는 힘은 사랑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훈민정음창제원리는 아우르는 원리의 노래, 천지인 삼재를 아우르는 사랑의 큰 노래, 라고 할 수 있다. 세종대왕의 마음 속에 있었을 경천애민 정신이 훈민정음같은 사랑의 큰 노랫말을 만들어 내었다고 생각하니 그 분에 대한 존경심이 더해진다.
네 번째 – 가르치는 원리의 노래: 훈민정음으로 만민을 가르친다(국제적 큰 노랫말)
우(ㅜ) 어(ㅓ) 유(ㅠ) 여(ㅕ) 땅에서 나오는 그 모든 이치들 저절로 알 것이니 굳이 논하여서 무엇하리요
아(ㆍ)가 여덟 글자 소리 꿰어 글자를 이룸은 하늘의 작용이 두루두루 유통하는 바라네
세종대왕 창제한 훈민정음 스물여덟자 경천애민 정신으로 백성위해 만드니 이 세상의 온갖 소리
모두 다 적을 수 있는 세상의 글자 중에서 뛰어난 위대한 문자로다.
[훈민정음창제원리 4절]
4절은 경천애민의 정신을 표현한다. 동시에 훈민정음이 ‘훈민(訓民)’의 ‘정음’ 글자임을 강조한다. 훈민정음은 ‘훈민(訓民)’, 즉 ‘백성을 가르치는’ 소리임은 분명할 것이다. 그러나 이 문자를 받은 우리 민족, 대한민국 국민의 국제적 위상과 그 역할의 입장에서 ‘훈민(訓民)’을 다른 각도에서도 조명해 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한다. 오늘 날 한류의 발전,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의 증대, 등으로 인해 한글 내지는 훈민정음을 배우려는 외국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글을 배우려는 외국인들에게 훈민정음을 정확하게 가르쳐 주는 일은 훈민정음 28자를 창제하신 세종대왕의 뜻에도 부합하리라 여겨진다. 그리고 ‘가르치는 역할’은 이제 우리 국민들의 몫이기도 하다. 따라서 ‘훈민(訓民)’을 ‘가르치는(訓) 민족(民)’, 으로도 활용하면 좋을 듯 하다. 훈민정음(訓民正音)이 동전의 양면을 갖게 하는 것이다. 첫째 백성을 가르치며 따라서 가르침을 받는 의미, 그러나 여기 머물지 않고 둘째 ‘가르치는 백성’이 되어 우리 민족이 온 땅, 만민에 훈민정음을 가르치는 민족이 되는 역할, 이다. 훈민정음의 큰 뜻, 경천애민의 정신을 ‘사랑’이란 우리 말에 담아 온 세계에 ‘사랑나라’, 관계를 맺어 나가는 노력이기도 하다. 훈민정음을 통해 국제연합(UN)의 회원국들에 ‘사랑의 큰 노랫말’로서 훈민정음을 가르치는 대대적인 운동을 일으킨다면 우리 민족은 그런 면에서 <사랑나라UN> 국제연합을 지원하는 국제적 네트워크를 이루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영어로 SarangNara, 를 써도 좋겠다. <사랑나라국제연합>(Sarangnara United Nations)을 형성하여 반기문사무총장님이 헌신해온 UN의 내적인 결속과 확산을 크게 지원해 주는 훈민정음사랑나라운동이 되었으면 한다. 만일 쓰레기 섬으로 한 때 버림받았던 난지도 일대 지역에 UN의 한 지체로서 <사랑나라UN본부>가 들어올 수 있다면 훈민정음의 사랑나라운동은 큰 빛을 발하며 다음 세대가 일할 큰 일터가 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난빛도시에 <훈민정음 거리>가 세워지고 비록 작더라도 상징성있는 <훈민정음 기념탑>이 훈민정음거리 어딘가에 서게 된다면 국제연합UN, 내지 국제연합지체로서 <사랑나라UN>의 온 나라 시민들이 그 거리, 그 탑을 찾으며 함께 훈민정음 창제원리를 노래하게 되리라 믿는다.
매듭 말 – 사랑의 큰 노랫말, <훈민정음>의 국제노래경연물결을 꿈꾸며
우리 한(韓)민족은 작아 보여도 큰(大) 민족이고 많은(多) 민족이다. 이 말은 믿음의 언어이며 비전의 문장이다. 비전과 믿음은 작은 자를 크게 일으키고 적은 민족을 “하늘의 별과 같이 번성하게”(창세기26:4)만든다. 비전과 축복은 민족을 일으킨다. 얼마전 영화 <한산>을 보면서 미처 알지 못했던 지식을 깨달았다. 한산대첩의 현장 ‘한산도’의 ‘한산’이 갖는 의미다. 여러 의미가 있다고 하지만 그 중에 내게 감동된 뜻은 ‘큰 뫼’, 즉 ‘큰산’, 이라는 의미를 가진 ‘한’이다. 한자 표현 이전에 우리 조상들이 부르던 섬들 중의 큰 섬, 큰 뫼의 섬,에서 우리는 ‘한’이 갖는 ‘큰’이란 의미에 다시 주목할 필요를 느꼈다. 그 이유는 우리 한민족이 ‘한’의 민족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조상들이 물려준 이름 속에서 ‘큰’, ‘많은’의 의미를 담은 ‘한민’(韓民)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민, 크고 많은 백성의 민족’으로서 훈민정음의 민족이 되도록 염원할 필요가 있다. 훈민정음으로 만민을 가르치며 사랑의 나라 대한민국으로 안내하는 ‘훈민’의 ‘한민’이 되도록 새롭게 훈민정음에 깨어나야 할 것이다. 노래는 파급력이 강하다. 훈민정음의 노래들을 다양하게 작사, 작곡하여 국제적으로 다양한 훈민정음 노래 경연대회들이 열리게 하면 좋을 것이다. ‘사랑’이라고 하는 가장 큰 ‘훈민언어’를 배우며 가르치면서 우리 다음 세대, 국제적인 미래세대들이 ‘훈민정음’을 ‘사랑의 큰 노랫말’로 배우게 하는 것이다. 그들이 배우고 노래하며 경연하며 ‘훈민정음’의 ‘아미’들이 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제 훈민정음기념사업회 박재성이사장께 붙들려서 여기까지 오게 된 나로서는 이사장님과 훈정회원들의 염원대로 해외교민 사회 곳곳에서 훈민정음 28자를 다시 다 회복하는 노래운동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원할 뿐이다. 크로노스의 역사에서 카이로스의 분깃점은 BC와 AD를 나누기도 한다. 훈민정음의 뿌리찾기 운동이 한글보급의 근본을 재조명하면서 그 뿌리를 튼튼히 하는 역사와 문화운동이 된다면 훈민정음의 훈민, 한민족은 세계와 UN의 역사를 훈민정음한류이전(Before H.)과 훈민정음한류이후(After H.)로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한류의 새물결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