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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과 우주(스타스페이스월드 대표)

이태규 | 조회 471

 

훈민정음과 우주

 

이태규(스타스페이스월드 대표이사)

 

훈민정음은 우주철학을 담고 있는 전 세계 유일한 문자이다.’

2009년 세종학 국제학술회의에서 이어령 장관이 한 말이다.

 

세종대왕이 동양의 우주관인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원리에 입각해 훈민정음을 만들었고, 이 때문에 지혜로운 사람은 아침 나절이 되기 전에 그 원리를 깨닫고, 어리석은 사람도 열흘이면 배울 수 있는 게 한글이라는 얘기였다. 디지털시대 들어 그 경쟁력을 드러내기 시작한 한글은 장차 세계 어느 문자보다도 사랑받을 것이라고 고() 이어령 장관은 예견 했다.

 

훈민정음이 담고 있는 우주철학은 <훈민정음 해례본> 제자해(制字解), 즉 글자 지은 뜻풀이를 보면 알 수 있다. 그 첫 문장이 하늘과 땅의 이치는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일 뿐[天地之道 一陰陽五行而已]”이라고 되어 있다.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이 문장, 즉 훈민정음이 한자보다 더 뛰어난 문자 체계라는 세종의 논리를 여주대 세종리더십연구소 소장 박현모 교수의 책을 인용해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박현모 지음, <세종학개론> 2019, 문우사).

 

첫째, 여기의 첫 문장은 우주를 관통하는 유일한 원리는 음양오행으로서,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존재치고 이 원리를 벗어난 것은 없다는 주장이다. “하늘과 땅의 이치는 하나의 음양과 오행일 뿐이라는, 당시 사람들 누구나 당연시하는 대()전제를 끌어들여 논리 전개의 출발점으로 삼은 것이다.

 

둘째, “무릇 생명을 지닌 무리로서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자 음양을 두고 어디로 가랴[凡有生類在天地之間者 捨陰陽而何之]”라는 문장이다. 하늘과 땅 사이에 존재하는 인간의 목소리 역시 음양오행의 원리를 담고 있다는 논리를 전개하기 위해, 정인지 등 이 책의 저자들은, 하늘과 땅의 원리가 되는 태극과 음양을 설명한 다음, 이 세상의 어떤 것도 음양을 벗어나 존재할 수 없다는 논리로 나아갔다. 이 논리의 귀결로 생명 있는 무리 중 하나인 사람, 그리고 사람의 목소리 역시 음양의 이치를 담을 수밖에 없다[故人之聲音 皆有陰陽之理]고 주장한다. 여기까지 오면 그 다음 부터는 논리적으로 어렵지 않게 이어진다.

 

셋째, 훈민정음은 인간의 목소리 나는 곳, 즉 음성구조를 본 따서 만들었으니, 우주를 관통하는 하나의 이치, 즉 음양오행의 이치에 부합 된다는 논법이다. 훈민정음이 천지 음양의 이치를 담고 있는 사람의 목소리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며[因其聲音而極其理], 따라서 하늘과 땅과 귀신들도 다 함께 호응할 정도로 훈민정음의 작용은 자연스럽고, 한문을 비롯해 어떤 문자체계보다 우수하다는 주장이다.

철학적 논변이라 다소 어렵게 느낄 수 있겠으나, 세종의 삼단논법은 분명하다. 누구나 받아들일 만한 보편 명제를 제시한 다음, 거기서 파생된 자연스런 연결고리를 끌어내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주장을 도출해내는 논법이다.

이 삼단논법에 의해서 비로소 당시 유교 지식인들이 , 훈민정음이라는 문자체계가 오랑캐들이나 사용하는 조잡한 문자가 아니라, 유교 철학의 핵심에 입각해서 만들어진 고도의 문자 체계구나라고 인정했을 것이다. 국왕이라는 지위나 권위를 이용해서 내리는 명령이 아니라, 논리와 이성에 의거해 듣는 사람을 설득했음을 <훈민정음 해례본> 제자해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2009년 국제학술회의에서의 이어령 장관과 여주대 세종리더십연구소 박헌모 교수의 세종학개론에서 보듯이 이런 우주 철학을 담고 있는 세종대왕 훈민정음의 여주에 우주정거장 미르호가 자리 한다는 것 또한 우주의 창조 섭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주에 첫발을 디딘 민족은 과연 어느 민족일까? 그 역사적인 뿌리와 자부심 처럼 개천절이 있고, 훈민정음의 창조의 섭리가 있는 세종의 한국이 아닐까? 훈민정음과 우주의 창조의 섭리 대로, ST 우주테크 시대를 여는 세기의 명소가 훈민정음의 여주에 열리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