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위원회
훈민정음출판추진위원회
훈민정음은 하늘 글자
조정빈(전 세계일보 부사장, 삼성생명(주) & 정동회계법인 고문)
산업사회의 막내이자 정보화 사회의 문열이로 기업에서 정보전략 담당 임원의 필요성을 막 인식할 무렵 제1세대 CIO를 역임하면서 IT 강국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다. 어쩌면 우리 시대에 우리보다 20년 앞선 일본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이 분야 아니겠나 하는 기대 속에 우리보다 20년 뒤진 중국에 컨설턴트로 나간 것이 20년 전이었다. 동양 3국 모두 컴퓨터로 서류작업을 하는데 중국에서는 간체자를 컴퓨터로 여러 번 쳐서 글자 하나를 표기하는 모습이 참 신기해 보였던 기억이 난다. 그랬던 중국이 3국 중 가장 앞서가고 있다. 규모도 거대하지만, 그 규모를 움직이는 사물인터넷을 비롯한 최첨단 IT 기술이 자연스럽게 작동하고 있는 마천루들이 빼곡히 들어선 상하이 푸둥 지구를 보면서 든 위기감이다. 20년이 지나는 동안 우리는 돈 사람 기술 등 이 분야에서 한참 뒤져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로 창업에 나선 수많은 중국의 젊은이들과 좋은 직장에서 월급쟁이가 되기 위해 시험공부에 청춘을 바치는 우리의 학생들이 대비하면서 이러다 우리가 다시 중국의 변방으로 돌아가 사대와 굴종을 일삼던 조상들처럼 되는 건 아닌가 우려스럽기까지 했다. 그래도 막연하나마 한 가닥 희망처럼 빛을 비추는 것이 한글이라는 IT 시대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문화력이다.
훈민정음은 백성을 하늘로 아는 세종대왕께서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로 창제하신 세계 유일무이한 문자 발명자가 있고 창제의 목적을 분명히 밝힌 문자이다.
“세종은 무기력했다.” . 아버지 이방원의 눈치를 보고, 신하들에게 무시당하는 세종. 그의 실제 모습이었다고 한다. 세종실록에는 이런 세종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외가에서 컸던 세종은 어릴 때부터 자신이 봐오던 친인척을 아버지 태종 이방원이 죽이는 것을 보며 자랐다. 아버지를 향한 두려움이 극심했는데, 무조건 눈치를 보고 복종했다. 은연중에 무기력이 학습됐던 것 같다. 그래서 신하들도 초창기 세종을 허수아비 왕이라고 무시했다.
누구나 이런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부모의 강한 기대, 각자 가진 자존심, 사회적 지위 등 족쇄에 갇혀 무기력한 삶을 사는 경우가 많다. 원하는 도전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세종이 달랐던 점은 가슴 속에 칼을 갈고 있었다는 것이다. 아버지 이방원이 죽자 세종은 품고 있던 칼을 꺼내며 본색을 드러낸다. 학습된 무기력과 무능함에 굴하지 않고, ‘창조적 에너지’로 극복해 냈다.
박제상의 <징심록>에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드실 때 가림토 문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라고 나와 있다. <단군세기>는 고려 말 대학자인 ‘행촌 이암’이 서기 1363년에 편찬한 역사책이다. 행촌 이암 선생의 집안에 비장 됐던 <단군세기>는 그의 손자 ‘이원’에 의해 세종대왕에게 전해진다. 이원은 임금 즉위 전 충녕대군을 가르쳤다. 큰 나라를 섬기는 자들에 의해 위서로 전락한 <단군세기>를 읽은 세종대왕은 단군이 국조(國祖)임을 확신하고, 세종 7년(1425년) 9월 25일 평양에 단군 사당을 건립했다. 단군세기 앞부분에 3번째 가륵 단군의 기록에서 ‘가림토’를 발견한 세종대왕은 ‘소리글자’를 만들겠다는 영감을 얻지 않았을까? ‘발음의 원리는 따로 만들었으나 글자는 옛 글자를 본떴다’라고 한 훈민정음 반포 당시의 말을 유추컨대 실제로 가림토 문자의 38자 중에서 10자를 빼면 훈민정음 28자의 원형이 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기록에 의하면, 지금으로부터 4천여 년 전 단군 시대 때, 제3세 단군이었던 가륵 단군께서 BC2181년에 을보륵에게 명하여 정음 38자를 만들고, 이를 ‘가림토’라 불렀다고 하였다. 여기서 가림토 이전에는 문자가 없었을까? 하는 의문이다. 단군조선 이전에 배달국 환웅 시대의 녹도문자에 대한 기록이 『환단고기』 「태백일사 신시본기 제3」을 보면, 초대 환웅께서 신지혁덕에게 명하여 글자를 만들게 했다고 남아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 상고사에 관한 연구가 진전되면, 우리 한민족이 세계 문자 역사의 종주이며, 배달국은 세계최초로 문자를 가졌던 일등 문명국이었음이 만천하에 밝혀지는 그 날이 올 것이다.
한국의 문자를 바른 소리[正音] 즉, 국어와 참글[眞書]이라 하고 훈민정음으로 표현하고 있다.
· [天], ㅡ[地], ㅣ[人]의 모음과 ○(원 天) □(방 地) △(각 人) 자음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이는 민족의 경전인 <천부경>에 나오는 금척의 이치에서 근원 한다고 한다.
이처럼 천문지리를 함축한 우리 글은 6천 년 전 태초에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해와의 타락으로 말과 문자를 달리 쓰게 만들기 전부터 있었던 하나님의 말씀 즉 천지의 기운과 어우러지는 수단이었다. 하늘은 분명 지구촌을 하나의 나라 하나의 언어로 통합하길 원할 것이다.
예수가 이 땅을 다녀간 지 2천 년 만에 인류는 사이버 공간에 빛의 속도로 달리는 하늘나라를 만들어 놓았다. 이 나라의 이름을 아리다움이라 하고 그곳 백성이 아리랑이라 한다. 아리마을 가로지르는 강이 아리수이고 아리마을에서 사용하는 글자가 하늘 글자 즉 훈민정음이다. 바야흐로 세상은 홍익인가 이념과 훈민정음 창제 정신으로 문화 예술이 꽃피는 세상으로 변해 가고 대한민국과 훈민정음이 그 중심에 서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