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위원회
훈민정음출판추진위원회
한글의 바른 명칭 '훈민정음'이라 불러야 한다
박익희(경기데일리 발행인)
세계인들의 한류 바람이 거세다. K-POP, K-드라마, K-MOVIE 등 K-문화로 한글을 배우고 있는 외국인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어 경이롭다. 이런 현상은 한글의 우수성에 기인함이 크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오늘날 여러 분야의 경제적, 문화적 높은 수준에 이르러 일정한 국제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에게 한글이라는 글자가 원동력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감히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런 점을 잊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 스스로 한글의 우수성을 망각하고 외래어와 듣도보도 못한 신조어가 범람하고 있다.
얼마전 대명콘도라고 알려진 곳인 설악산 델피노리조트를 찾았는데 이곳이 한국 인지 외국 인지 구별을 못할 정도로 온통 외국어 간판으로 뒤덮혀 있었다. 정말 세종대왕이 울고 한심한 꼴이었다. 이런 현상은 사대주의적 지적 허영심을 자랑하는 게 아닌지 의아했다.
동행한 친구가 "세종대왕이 화가 날 일이라며 너무 심하다"고 지적을 했다. 저마다 다른 동네이름은 있는데 전국의 아파트에 외래어가 범람하는 아파트 이름을 지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오죽하면 외래어에 익숙하지 않은 부모님이 아들, 딸의 집을 못찾아 오도록 어려운 외래어로 이름을 짓는다는 우스개 소리가 생기는가?
또한 집집마다 양주를 신주단지 모시듯 모아놓고 있는 것을 보면 한심하다. 좋은 날 친구와 가족들이 나누어 마시길 바란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용산시대를 열자 출퇴근 시간에 간단한 질문으로 대통령의 견해를 밝히는 '도어스텝핑doorstepping'이란 용어도 생소하고 어색하긴 마찬가지이다. 기자와의 '약식회견'이란 뜻이지만 굳이 이런 외래어를 써서 국민을 어리둥절 하게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본다.
또한 신조어를 양산하는 젊은 세대와 언론 매체에도 어느 정도의 지침이나 언어순화로 쉽게 의사가 전달되도록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예를 들자면 '개딸' ‘개예쁘다’ ‘개웃김’ ‘개이득’ 등 무슨 말인지 모른다.
필자는 이 기회에 한글을 '훈민정음(訓民正音)'이라는 정명(正名)을 찾아주길 바란다. 세종대왕은 1443년 훈민정음을 창제하시며 왕명으로 '훈민정음' 이라 정했다. 훈민정음이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말이다. 훈민정음 해례본이 1940년에 안동에서 발견되었다.
훈민정음 어제(御製)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訓民正音 國之語音異乎中國 與文字不相流通 故愚民有所欲言 而終不得伸其情者 多矣予爲此憫然新制二十八字欲使人 人易習便於日用耳
해석하면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서 문자로는 서로 통하지 아니하므로 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끝내 제 뜻을 나타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 이를 불쌍히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니 사람마다 하여금 쉽게 익혀서 날마다 쓰기에 편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개화기에 이르러 황제의 칙명으로 한글에 국문(國文)으로서의 지위를 주었다. 이때부터 박영효, 윤치호, 서재필, 이승만과 같은 선각자들, 일제강점기에도 민중 계몽운동의 일환으로 한글을 가르치고 한글맞춤법을 만들었으며 국어 문법을 깊이 있게 연구했다. 1910년대에 주시경 선생을 비롯한 국어 연구가는 으뜸가는 글, 하나 밖에 없는 글이란 뜻으로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 되기 이전에 '한글'이라 불렀다.
그래서 왕명으로 지은 이름인 훈민정음의 본래의 이름으로 불러야 된다고 본다. 나라 글을 만든 이유와 취지를 극명하게 보이며 단군이 고조선을 만들때 '홍익인간 제세이화'를 실현한 세종대왕이라고 생각된다.
훈민정음은 1962년 12월 20일에 국보 70호로 지정되었고, 1997년 10월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세계의 유명 언어학자도 아래와 같이 훈민정음의 우수성을 갈파하고 있다.
"훈민정음은 가장 진보된 글자이고, 대한민국의 국민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문자학적 사치를 누리고 있는 민족이다" -미국 컴럼비아대학 케리 키스 레드야드 교수-
"훈민정음은 지구상의 문자 중에서 가장 독창적인 창조물이다. 500년이 지난 오늘날의 언어학적 수준에서 보아도 한국인들이 창조한 문자 체계는 참으로 탁월한 것이다" -미국 시카고대학 제임스 맥콜리 교수-
"훈민정음은 세계 어떤 나라의 일상문자에서도 볼 수 없는 가장 과학적인 표기 체계이다" -미국 하버드대학 동아시아 역사가인 에드윈 라이샤워 교수-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한글'이란 명칭 대신에 '훈민정음'이라 정식 명칭을 사용되어야 한다고 본다.
실제 이런 주장을 하는 분이 훈민정음기념사업회 박재성 이사장이다. 한문교육학박사인 그는 전 세계에 존재하는 70여 개의 문자 중에 유일하게 창제자, 창제연도, 창제원리를 알 수 있는 독창성과 창작성으로 세계기록유산이 된 훈민정음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우리가 버린 4자도 찾아야 진정한 모든 소리를 다쓸 수 있다고 주장하며 소설 <훈민정음>을 지었다. 그는 공모로 28문자를 상징하는 28층 훈민정음탑을 세우고 영원히 기리고자 노력하는 사람이다. 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가슴벅찬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