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위원회
훈민정음출판추진위원회
하늘소리 우리소리 훈민정음
여근하(바이얼리니스트)
2014~2016년 서울시 홍보대사 당시 연주자로서 서울을 어떻게 알리면 좋을까 생각 하다가 서울을 주제로 한 창작곡을 현존하는 한국 작곡가들에게 부탁하여 만들어 연주를 하였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필자는 그동안 역사를 주제로 한 곡들을 많이 연주하고 있다.
클래식 이라고 부르는 서양 음악에는 자기네 나라의 이야기나 역사를 담은 곡들이 많이 있다. 요즘은 K클래식이 대세인 만큼 연주자로서 우리나라 역사와 우리나라 이야기를 담은 곡들을 후대에 많이 남겨야겠다고 생각하며 창작곡들을 많이 연주 하던 차 우리나라에 훈민정음 탑을 건립한다는 아주 멋지고 원대한 꿈을 가진 박재성 이사장님을 만나게 되어 훈민정음을 주제로 한 곡을 작곡가 성용원에게 의뢰하여 연주하게 되었으니 그 곡의 제목이 <하늘소리 우리소리 훈민정음>이다.
훈민정음 창제 당시 우리나라 백성들은 가난하고 무지했으며 글이라고는 중국의 한자를 썼는데 그 글이 너무나 복잡하고 어려워 까막눈인 서민들이 많았다. 그리하여 나라의 중요한 공고문도 읽지를 못하고 자신의 억울한 일도 글로 쓰지 못하는 서민들을 안타까워한 세종대왕이 우리나라 말을 가장 쉽게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도록 글자를 만든 것이 바로 훈민정음이다.
그 당시 세종대왕이 미래 IT시대를 내다본 것도 아닌데 컴퓨터 키보드에 딱 들어가게 되어진 한글은 초성, 중성, 종성으로 나뉘는데 종성은 종성부용초성 (終聲復用初聲)이라하여 초성을 그대로 쓸 수 있어 실용적이며 무척 과학적이다. 이 한글은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쓰고 읽기 편한 글자로 인정 받았다.
필자는 이 자랑스러운 한글을 독일유학 당시 많은 외국인 친구들에게 소개를 하고 가르쳤다. 구구단표처럼 자음을 세로로 놓고 모음을 가로로 놓아 두 개가 연결되는 지점이 하나의 글자가 되는 과정을 보며 친구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자신들의 이름이 한글로 쓰여지는 것을 신기하게 여겼다. 심지어 몇몇 친구들은 한국어로 된 이름을 만들어 가지기도 했다.
필자가 연주한 <하늘소리 우리소리 훈민정음> 이 곡은 피아노와 바이올린 두 개의 악기로 연주되는 곡인데 처음에는 피아노 없이 바이올린 혼자서 하늘소리를 표현한다. 무지한 백성들을 어떻게 도와줄까 고민하는 세종대왕의 마음을 읽는 듯, 또한 백성들의 어려움과 그들의 한과 그들의 삶을 바라보며 안타까워 하는 하늘의 마음을 담은 듯 선율은 느리게 또한 격정적으로 흐르다가 중음들이 나오면서 마치 천둥과도 같은 소리로도 표현이 된다. 그러다가 피아노가 등장하면 끝나지 않을 듯이 하나의 페턴이 반복이 되며 백성들의 마음을 담은 우리소리가 연주된다.
곡이 점점 격양되어 훈민정음 창제 순간이 다가오면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흥겨운 선율이 들려오며 마치 훈민정음 28자가 춤추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마지막 부분은 하늘과 백성과 글자 모두가 하나 되어 함께 기뻐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며 음악이 마쳐진다.
7분 가량 연주되어지는 이 곡은 2020년 9월에 한국 음악실연자연합회에서 소형공연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초연이 되었고 같은 해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훈민정음 탑건립위원회 행사에서 재연이 되었다. 두 번의 연주 당시 필자는 연주복으로 한복드레스를 입어 청중들의 눈과 귀로 K클래식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으며 연주로서 훈민정음 창제의 기쁨과 감사를 표현하였다. 또한 한국 음악실연자연합회 음반지원사업에도 선정이 되어 디지털 싱글 앨범으로도 제작, 발표되었다.
너무 편하게 당연하게 쓰고 있는 이 한글로 인하여 우리의 삶의 질이 얼마나 높아졌고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졌는지 우리는 매순간 기억하기를 잊는다. 하지만 훈민정음 탑이 건립된다면 후대에도 훈민정음 창제의 위대함을 계속 기억하게 하고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의 문화를 알리는데 큰 기여를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훈민정음 탑 건립 뿐 아니라 훈민정음을 알리고 기념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이 전국 곳곳에서, 나아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면 우리나라가 더욱 자랑스럽고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보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