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법 제정 촉구를 위한 학술토론회 개최
관리자 | 조회 754
훈민정음 법 제정 촉구를 위한 학술토론회가 12월 14일(수)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열렸다. 3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이번 행사는 본행사와 학술토론회 순으로 이어졌는데 훈민정음 노래, 도서 헌정, 시조 낭송, 축하공연, 축사 등으로 진행되었다.
108인의 훈민정음 글모음 출판기념회를 겸한 이날 토론회에서 훈민정음과 관련된 다양한 전시가 행사장 주변에서 이루어졌다. 축하공연 무대는 특별했다. 여근하 바이올리니스트는 태극기와 무궁화의 의미가 깃든 곡을 연주했고, 가야금 병창의 국악공연에서는 우리 민요인 새타령을 부른 뒤 다시 영어로도 불러 참석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축사를 통해 “연말의 한파 속에서도 국회에서 여러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오늘의 토론회가 군계일학의 세미나로 여겨진다. 사단법인 훈민정음기념사업회의 바람대로 훈민정음 탑이 성공적으로 건립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108인의 훈민정음 글모임이 외국어로도 번역돼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한글의 우수성을 알렸으면 좋겠다.”라고도 덧붙였다.
학술토론회는 ‘세종실록과 훈민정음 해례본의 내용 차이에 관하여’라는 기조발제에 이어 훈민정음 창제 원리, 한글은 왜 어려울까, 헌법상 문화 국가원리 보장, 훈민정음 문화·관광 자원화 방안에 대한 소고 순으로 진행되었다. 이후 예상시간을 1시간이나 넘길 정도로 토론과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기조발제에 나선 박재성 이사장은 “세종 5년에 금속활자로 간행된 ‘이학지남(吏學指南)’이 세종실록에 기록으로만 남아 있을 뿐 실물은 국내에 안 보였지만, 와세다대 도서관에서 유일본을 확인했다.”면서 “금속활자로 간행된 훈민정음 해례본의 원본도 임진왜란과 정묘재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왜군에게 탈취된 수많은 전적과 함께 일본으로 건나갔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따라서 “훈민정음의 원형을 보존하고 바르게 계승하면서 인류문화유산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훈민정음 보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하루속히 제정되기를 소망한다.”라고 강조했다.
토론자인 청주여고 김건일 교사는 “고등학교에서 40년 가까이 국어를 가르치면서 모국어의 중요성이 학생들의 인식에서 사라져가는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정부나 시민단체 등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과 자긍심이 배양되어 문자문화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관한 사단법인 훈민정음기념사업회는 훈민정음 28자를 상징하는 28층 높이와 어제 서문 108자의 의미를 담아 108m의 8각 목탑 한옥 양식의 훈민정음 탑 건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 특별초대 된 박지빈(부산토성초 6학년) 학생은 2천년 대에 들어서 온갖 비속어와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알 수 없는 줄임말을 써왔기에 이렇게까지 오염될 바에는 경매에 붙이는 게 낫겠다는 가설을 통해, 이제부터라도 훈민정음을 더 가꾸고 보존해 자랑스러운 문자가 우리 곁에 있게 하자고 역설했다. <편집자 주 : '행복한 교육'에 기고한 최홍길 서울선정고등학교 국어교사의 글을 필자의 동의를 얻어 재개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