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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경매(부산 토성초등학교 6학년 1반)

박지빈 | 조회 537

 

훈민정음 경매

 

박지빈(부산 토성초등학교 6학년 1)

 

전 세계에서 오신 신사 숙녀 여러분 이렇게 귀한 시간 내어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마지막 한글날인 2080109일을 맞이하며 우리 대한민국의 문자였던 훈민정음의 경매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경매가 시작되기 몇 시간 전.

회의실에선 말도 안 되는 주제로 소란스러워지고 있었다.

아니! 우리의 모국어 훈민정음을 판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그게 뭐가 어때서요. 요즘 오염될 때로 오염된 모국어를 팔아 돈을 받는 것이 대세지 않습니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훈민정음 경매라는 주제로 회의실에서는 훈민정음을 지키려는 파와 팔려는 파가 서로 대립하고 있었다.

비속어와 신조어, 줄임말까지 너무 오염이 되어 복구를 포기한 모국어를 경매로 파는 언어 마켓이 요즘 유행이었기에 팔자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직 가치가 있을 때 팔아서 큰돈이나 벌자고요. 팔아도 우리 국민이 더 많이 쓰는 제2의 언어 영어가 있는데 무슨 걱정입니까?”

맞아요. 미국과 친한 우리는 서로 윈윈(win win) 이지요.”

어째서?”

우리는 미국과 친해져서 좋고, 미국도 그럼 영어를 쓰는 곳이 늘어나니, 돈을 많이 벌어 좋을 것이고, 그럼 우리나라도 같이 경제가 발전할 것 아니요. 그리고 아직까지 자기 나라 언어를 지킨다고 번거롭게 모국어와 영어를 다 사용하는 나라는 몇 안 된다오. 게다가 영어만 국어로 사용한다면 영어만 배우면 되니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들도 얼마나 편하겠소?”

암만 그래도 도를 지나쳤습니다. 어찌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자들이 피땀 흘리며 만들고, 우리의 선조들이 힘들게 지켜내었던 소중한 우리의 모국어를 팔겠단 말입니까? 저는 너무 분통이 터져 미칠 것 같군요.”

저 또한 그렇습니다. 저는 죽어도 반대입니다. 아니, 이 세상을 다 준다 해도 저는 반대할 것입니다. 훈민정음은 세종대왕께서 백성을 어여삐 여긴 진심에서 나온 언어입니다. 또한 우주와 세상의 이치를 담은 문자일 뿐만 아니라 소리 기관을 본떠 과학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 때문에 세계에서도 인정한 위대한 우리의 모국어인데, 어찌 다른 나라에 판단 말입니까?”

이미 2000년대 우리의 선조들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그 소중함을 잊어버리고 온갖 비속어와 신조어를 만들어 내고 다 알 수 없는 줄임말까지 수없이 써왔습니다. 선조들이 먼저 그렇게 다했는데, 왜 우리는 한글, 아니 훈민정음을 지켜야 하지요? 계속 이렇게 오염 될 바엔 그냥 파는게 났습니다.”

이렇게 열띤 토론이 난무하는 가운데 휴대전화 문자음이 울렸다.

 

30분 뒤부터 훈민정음을 경매를 시작하겠습니다.

경매일시: 208010910

위치: 훈민정음 타워 5층 대강당 홀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여기저기서 수군거리는 소리와 함께 팔려는 사람 중에 한 명이 말했다.

그런데 여러분 이상하지 않습니까? 지금 우리는 경매를 할지 말지를 상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것이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떻게 벌써 경매 시작 문자가 온 것이지요? 일단 이 회의를 중단하고 대강당 홀로 가봅시다.”

그렇게 회의하던 국회의원들은 부랴부랴 대강당 홀로 갔다.

국회의원들이 도착하자 대강당 홀의 빛이 한 사람을 비추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전 세계에서 오신 신사 숙녀 여러분 이렇게 귀한 시간 내어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마지막 한글날인 2080109일을 맞이하며 우리 대한민국의 언어였던 훈민정음의 경매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안 됩니다. 이 경매를 멈추어주세요.”

그는 이렇게 외치며 놀라 꿈에서 깨어났다. 꿈이 너무 생생한지라 그는 이런 일이 일어날까 봐 무서웠다. 그래서 그는 훈민정음을 보존하고 지키기 위해 법으로 발의했으며, 그 법은 통과되었다. 앞으로도 무수히 많은 일들로 훈민정음이 위기를 맞을 수도 있지만, 이렇게 법으로 발의하고, 지키려는 사람들로 인해 훈민정음은 영원히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자로 곁에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