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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의 모국의 자랑스러운 문자, 훈민정음((BUSCH 엔지니어))

플로리안 | 조회 547

 

내 아들의 모국의 자랑스러운 문자, 훈민정음

 

르로이 플로리안(BUSCH 엔지니어)

 

좋은 기회가 되어 한국에서 5년동안 거주 했습니다. 프랑스에서도 다수는 아니어도 K-문화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몇몇 있습니다. 그들은 한국드라마를 보고 한국의 대중가요를 들으면서 한국어에 관심을 생겨 한국으로 언어를 배우러 오기도 합니다. 반면, 저는 교환학생, 언어유학생이 아닌 프랑스계 회사의 한국지사에서 일하는 회사원으로서 한국어의 기억, 니은, 디귿도 모른채 한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한시간정도 회사에서 제공하는 한국어 수업을 들으면서 몇마디 외우는 정도였습니다. 제 모국어인 프랑스어, 2외국어인 영어와는 생김새도 문법도 완전히 다른 한국어를 이해하고 배우는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거주 당시 친했던 한국인 친구에게 한국어 단어의 뜻을 물어볼 때마다 그 친구는 이렇게 설명해 주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냉수라는 단어는 은 한자로 차갑다’, ‘는 한자로 이라는 각각의 단어가 만나서 생긴 단어야. 그 설명에 저는 바로 궁금해졌습니다. 그럼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이 쓰는 이라는 단어는 랑 달라 ? 제 질문에 친구는 미소를 띄며 은 순 우리말, 한글이야.’ 한국어는 한글을 바탕으로 생긴 언어이고, 그 한글은 곧 훈민정음 이라는 세계에서 제일 과학적인 언어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주말이 되면 서울 이곳저곳을 탐방하기도 했는데 그 중 인왕산이 병풍처럼 둘러 쌓여 있고 아름다운 경복궁이 보이는 광화문 광장은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 중 하나입니다. 이순신 동상 뒤편에 자리 잡고 있는 세종대왕 동상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많은 왕들 중에 왜 세종대왕이 선택되었을까 ? 그건 아마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 덕분에 지금 한국인들이 쓰는 언어, 한국어가 존재 할 수 있게 하였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았을까 나름 추측해 보았습니다. 한 나라가 존재하기 위해선 그 나라의 문화가 있어야 하고 그 문화의 바탕에는 고유의 언어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후손들에게는 아름다운 훈민정음을 영원히 잊지말자는 메세지를, 한국을 방문하러 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이러한 우수한 훈민정음을 알리자는 취지에서 이 세종대왕 동상은 그 어떤 한국의 위인들의 동상들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언어를 전공하거나 한국어를 심층적으로 배우지 않고서, 한국에 거주하면서 한국어 혹은 한글 외에 훈민정음에 대해 배울 기회는 좀처럼 없습니다. 당시 직장생활을 같이 한 몇몇 프랑스인 동료들 중 과거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운 동료가 있었지만 수업 중 선생님이 훈민정음을 언급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합니다. 한국 어린이, 학생들은 학교 국어 수업 시간에 훈민정음에 대해 얼마나 배우고 알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저는 현재 다시 프랑스에 살고 있지만 한국인 부인과 사랑스러운 두 돌 되는 아들이 있습니다. 제 아들은 아버지의 언어인 프랑스어와 어머니의 언어인 한국어, 두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으로 자라나고 있지만, 자라는 환경이 프랑스어권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한국어를 배우고 사용하는 데는 큰 한계가 많을 것입니다. 그래도 아버지로서의 작은 바람은 살면서 항상 제 아내의 모국의 문화, 언어, 글자에 대해 언제나 자부심을 갖으며 커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