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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과 가장 비슷한’ 제주어 계승 보전 방안(사)삼일독립운동100주년기념사업회 이사장)

김국우 | 조회 655

 

훈민정음과 가장 비슷한제주어 계승 보전 방안

 

김국우 ()삼일독립운동100주년기념사업회 이사장)

 

훈민정음은 1443년에 창제되어 1446년에 반포됐다. 그 창제원리에 대해서는 많은 학설이 있다훈민정음 해례본에는 '', '', '', '', ''이 조음 기관을 본떠서 만들어졌다. 그 외의 자음은 이를 편집한 것이라 적혀져 있다.

현대 한글에 사용되지 않는 기본 자음이 다음과 같이 3개가 있다.

문자

이름

소리

반치음

z

옛 이음

ŋ

여린 히읗

ʔ

과거에는 라는 모음 자모도 있었다. 가 결합한 이중모음 자 도 자주 쓰였다. 일명 아래아라고 한다. 지금도 아래아의 정확한 음가는 불명이다. 현재도 제주어를 표기하기 위해 쓰이지만, 표준어 사용 지역에서 쓰인 아래아가 아니라 지역어 사용 지방에서 쓰이면서 구전된 발음이라 표준 아래아 발음은 정확히 모른다. 훈민정음 창제 당시 한글의 고유 형태가 남아 있는 제주어는 한글 고어(古語)의 보고로서 계승 보전할 가치가 충분하다.

 

제주어는 제주 방언을 일컫는 말이다. 아래아()와 쌍 아래아() 등 지금은 거의 사라진 훈민정음 창제 당시 한글의 고유한 형태가 제주어에 남아 있다. 그러나 점차 사용 빈도가 줄어들면서 제주어는 사라질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제주어에는 제주인의 삶과 문화가 녹아있다. 제주어를 복원하고 체계적으로 전승해야 할 책무가 있다. 201012월에 제주어는 유네스코의 '소멸위기의 언어' 5단계 중 4단계인 '아주 심각하게 위기에 처한 언어'로 분류돼 있다.

제주어의 사례를 들어보자. “어서 오세요."라는 뜻의 "ᄒᆞᆫ저 옵서예."'ᄒᆞᆫ'에 아래아가 쓰이며[ɒ]에서 [ɔ]로 발음된다. 언어학자들에 따르면 제주도가 오랜 시간 동안 육지와 떨어져 고립된 곳이 되어 언어의 변화가 적어서 제주어에 과거 중세 한국어의 특징이 많이 남아 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아래아가 많이 사용된다. 제주어의 아래아 발음의 표기는 국어 교과서에서도 그렇게 표기한다. 그러나 핸드폰에서는 표기할 수 없다고 한다.

 

'폭낭'(팽나무)'퐁낭'으로 표기하는 사례처럼 소리 나는 대로 사용하다가 잘못 표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이 아래아와 쌍 아래아 표기를 잘못해 벌어진다. '모두'란 뜻의 'ㅁ+ㆍ+ㄴ+''몬딱'으로, '야무지게'란 뜻의 '++망지게''요망지게'로 잘못 표기되기도 한다.
제주어는 지금은 한글에서 사라진 아래아()와 쌍 아래아() 등 중세 국어의 발음과 어휘가 많이 남아 있어 언어학적으로 가치가 크다고 평가받고 있다. 제주도 자체에서 단위 보전 계획이 2007년에야 본격 추진되고 있다.

제주에서 흔히 먹는 모자반국은 제주에서 몸국’(정확히는 아래아 표기)으로 부르지만 우리말샘 사전에는 맘국으로 표기되어 있다. 이 같은 오기나 오류 등을 제대로 조사해 국립국어원은 바로 된 우리말을 정립해 가야 할 것이다.

 

제주 방언은 훈민정음 본래의 발음 비슷하게 쓰이는 제주 사투리이다. 그러나 제주어는 훈민정음보다 이전에 이미 있었다. 고려 시대에 있던 이두 문의 자취를 알아볼 수 있는 보배스러운 말이다. 고려 말에 여몽 연합군에 의해서 삼별초의 난을 수습한 후에 100년 동안은 몽골의 지배를 받아야만 했다. 또 조선 시대에도 200년 동안을 육지 출입을 금지되어 갇혀 살았던 제주인들의 역사와 문화가 응집된 산물이다.

 

제주어 교육에 대한 정확한 목표 설정이 요망된다. 제주어가 표준어보다 하위 언어이며 저급한 언어이며 품위 없는 언어라는 그릇된 언어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표준어는 표준어대로 제주어는 제주어대로 각각 별개의 언어적 가치를 지니고 있고, 서로 대등한 위치에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지역어의 역사성, 지역인의 정체성에 관한 연구가 대두되면서 지역학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제주어는 언어학적 가치는 물론 제주문화의 실체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소중한 언어자원이라 할 수 있다. 제주 사회에서 제주어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2002년 국제자유도시로 지정되는 시점이라 본다. 외국어(특히 영어) 공용어화에 대한 논란이 있었고, 제주어의 소멸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타나고 소멸하지 않게 보존해야 한다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제주어가 사라질 언어 대열에서 살아남는 언어가 될 수 있도록 제주 사회는 물론이고 국가적 차원에서 자생적인 언어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어떤 지역어가 소멸하는 것은 전국적으로나 세계적인 추세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무형의 언어를 유산으로 남겨두기 위해서는 채록하고 보존해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제주어를 원형대로 보존하기 어려우므로 제주어의 소멸 원인보다는 보존과 활용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제주어는 우리 한글과 함께 문화 언어적 생명력이 영속될 것이라 기대한다.